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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의 법칙과 복리 계산 — 1,000만 원을 연 5%로 30년 두면 4,322만 원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숫자를 놓고 봐야 실감이 됩니다.

단리와 복리가 갈라지는 지점

원금 1,000만 원, 연 5%로 놓아둔다고 해봅시다.

단리는 매년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해마다 50만 원씩, 10년이면 500만 원. 20년이면 1,000만 원입니다. 일정한 속도로 늘어나는 직선입니다.

복리는 지난해 붙은 이자까지 원금에 포함해서 다시 이자를 계산합니다. 1년 뒤 1,050만 원, 2년 뒤에는 1,050만 원의 5%인 52만 5천 원이 붙어 1,102만 5천 원이 됩니다.

첫해 차이는 0원, 2년 차 차이는 2만 5천 원. 시작은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10년 차에는 약 129만 원, 20년 차에는 약 650만 원 차이로 벌어집니다.

30년까지 늘려서 표로 놓아 보면 이렇습니다. 중간에 돈을 더 넣지도, 이자를 꺼내 쓰지도 않았다고 보고 세금을 떼기 전 금액으로 계산했습니다.

놓아둔 기간 단리 복리 차이
1년 1,050만 원 1,050만 원 0원
5년 1,250만 원 1,276만 원 26만 원
10년 1,500만 원 1,629만 원 129만 원
20년 2,000만 원 2,653만 원 653만 원
30년 2,500만 원 4,322만 원 1,822만 원

만 원 아래는 반올림했습니다. 5년 차까지는 26만 원 차이라 “이 정도면 단리나 복리나”라는 생각이 들 만합니다. 그런데 30년 차에는 차이가 원금보다 커집니다.

원금 1,000만 원을 연 5%로 30년 두었을 때 단리는 곧은 직선으로 2,500만 원까지, 복리는 뒤로 갈수록 가팔라지는 곡선으로 4,322만 원까지 올라가 두 선의 차이가 1,822만 원이 되는 그래프 원금 1,000만 원 · 연 5% 4천만 3천만 2천만 1천만 복리 4,322만 차이 1,822만 단리 2,500만 0년 10년 20년 30년
단리(점선)는 해마다 50만 원씩 같은 기울기로 올라가고, 복리(실선)는 뒤로 갈수록 가팔라집니다. 두 선 사이 색칠한 부분이 이자에 다시 붙은 이자입니다.

복리는 눈덩이와 같습니다. 작은 눈 뭉치를 굴리면 처음에는 한 바퀴를 돌아도 붙는 눈이 조금뿐입니다. 그런데 뭉치가 커질수록 겉면이 넓어져서, 똑같이 한 바퀴를 굴려도 붙는 눈이 점점 많아집니다. 복리에서 이 겉면에 해당하는 것이 “지금까지 쌓인 돈 전체”입니다. 5%라는 비율은 그대로인데, 5%를 곱하는 대상이 해마다 커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10년이라도 언제의 10년이냐에 따라 불어나는 양이 다릅니다. 처음 10년 동안 늘어난 돈은 629만 원인데, 다음 10년은 1,024만 원, 마지막 10년은 1,669만 원입니다. 수익률도 같고 돈을 더 넣지도 않았는데, 마지막 10년이 처음 10년의 약 2.7배를 만들어 냅니다.

원금 1,000만 원을 연 5% 복리로 둘 때 10년 단위로 늘어난 금액. 1~10년 629만 원, 11~20년 1,024만 원, 21~30년 1,669만 원으로 뒤로 갈수록 막대가 길어집니다 1~10년 +629만 11~20년 +1,024만 21~30년 +1,669만
같은 연 5%, 같은 10년인데 늘어나는 금액이 다릅니다. 눈덩이가 커진 뒤의 10년이 가장 많이 불립니다.

복리의 힘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에서 나옵니다. 초반에는 단리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미미하고, 후반에 급해집니다. 그래서 복리는 “얼마나 벌었나”보다 “얼마나 오래 건드리지 않았나”에 훨씬 민감합니다.

72의 법칙 — 두 배까지 몇 년

원금이 두 배 되는 시점은 로그 계산이 필요하지만, 암산으로 거의 맞게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72 ÷ 연 수익률(%) ≈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햇수

  • 연 3% → 72 ÷ 3 = 24년
  • 연 6% → 72 ÷ 6 = 12년
  • 연 9% → 72 ÷ 9 = 8년
  • 연 12% → 72 ÷ 12 = 6년

수익률이 두 배가 되면 걸리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대략 연 1~15% 구간에서 실제 값과 오차가 크지 않아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72의 법칙은 얼마나 잘 맞을까

어림셈이 얼마나 맞는지 확인하려고, 이자가 1년에 한 번 붙는다고 보고 원금이 정확히 두 배가 되는 햇수를 계산해 72의 법칙과 나란히 놓아 보았습니다.

연 수익률 72 ÷ 수익률 실제로 걸리는 햇수
1% 72년 69.7년
2% 36년 35.0년
3% 24년 23.4년
6% 12년 11.9년
8% 9년 9.0년
12% 6년 6.1년
20% 3.6년 3.8년
30% 2.4년 2.6년

표에서 세 가지가 보입니다.

  • 연 8% 근처에서는 거의 딱 맞습니다. 72의 법칙은 9년, 실제는 9.0년입니다. 연 4~12% 구간이면 차이가 반년도 안 됩니다.
  • 금리가 낮을수록 실제보다 조금 길게 말합니다. 연 1~2%라면 72 대신 70으로 나누는 편이 더 가깝습니다. 70 ÷ 2 = 35년으로, 실제 값과 같습니다.
  • 연 20%를 넘으면 반대로 짧게 말합니다. 연 30%에서는 실제 2.6년을 2.4년이라고 해서, 오차가 9%를 넘습니다.

하필 72를 쓰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72는 1, 2, 3, 4, 6, 8, 9, 12로 모두 나누어떨어집니다. 우리가 흔히 따지는 수익률 대부분에서 암산이 딱 떨어지는 숫자라서 널리 쓰입니다.

이 법칙은 거꾸로도 쓸 수 있습니다. “10년 안에 두 배로 만들고 싶다”면 72 ÷ 10 = 연 7.2%를 10년 내내 벌어야 한다는 뜻입니다(정확히는 연 7.18%). 누군가 “5년이면 원금이 두 배”라고 권한다면, 연 14.4%(정확히는 14.87%)를 5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약속인지 바로 가늠이 됩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씁니다

같은 공식을 물가에 적용하면 돈의 가치가 반토막 나는 시점이 나옵니다.

물가가 매년 3% 오르면 72 ÷ 3 = 24년 뒤에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절반이 됩니다.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수수료에도 적용됩니다. 연 1%씩 빠져나가는 비용은 72년에 걸쳐 자산의 절반을 깎는 힘입니다. 장기 투자에서 보수 차이를 따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72년이면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세금과 비용은 그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도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듭니다. 둘 다 눈덩이에서 눈을 덜어 내는 쪽이라서입니다. 숫자로 보겠습니다.

세금은 언제 떼느냐가 중요합니다

은행 이자를 받으면 보통 통장에 찍히기 전에 15.4%가 먼저 빠집니다. 이자소득에 붙는 소득세 14%에, 그 소득세의 10%인 지방소득세 1.4%가 더해진 값입니다.

원천징수 — 돈을 주는 쪽(은행)이 세금을 미리 떼어 나라에 대신 내고, 나머지만 건네주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따로 신고하지 않아도 세금이 이미 빠져 있습니다.

1년짜리 정기예금에 넣고 만기마다 이자까지 다시 맡긴다고 해봅시다. 연 5% 이자 50만 원을 받는 순간 7만 7천 원이 세금으로 빠지고, 다시 굴러가는 이자는 42만 3천 원입니다. 해마다 이렇게 되면 돈이 실제로 불어나는 속도는 연 5%가 아니라 연 4.23%입니다. 눈덩이를 한 바퀴 굴릴 때마다 겉에 붙은 눈을 한 움큼씩 덜어 내는 셈입니다.

세율은 똑같이 15.4%로 두고 떼는 시점만 바꿔 보았습니다. 한쪽은 해마다 떼고, 다른 쪽은 마지막에 불어난 이자 전체에서 한 번에 뗍니다.

기간 해마다 떼면 마지막에 한 번 떼면 차이
10년 1,513만 원 1,532만 원 19만 원
20년 2,290만 원 2,399만 원 109만 원
30년 3,466만 원 3,810만 원 345만 원

원금 1,000만 원, 연 5%일 때 세금을 뗀 뒤 손에 쥐는 금액이고, 차이는 반올림하기 전 금액으로 계산했습니다. 세율은 같은데 30년 뒤 345만 원이 갈립니다. 해마다 뗀 세금은 그 뒤로 굴러갈 기회까지 같이 잃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세금을 나중에 내면, 그때까지는 나라에 낼 몫까지 내 눈덩이에 붙어 함께 굴러갑니다.

과세이연 — 세금을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낼 수 있도록 미뤄 주는 것입니다.

이 구조를 제도로 만들어 둔 것이 연금저축·IRP 같은 연금계좌입니다. 계좌 안에서 굴려 불어난 돈(운용수익)은 해마다 세금을 떼지 않고, 꺼낼 때 과세합니다. 게다가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조건에 따라 15.4%가 아니라 3.3~5.5%(지방소득세 포함)의 연금소득세가 붙으니, 시점에 세율까지 유리해집니다. 대신 연금이 아닌 방식으로 꺼내면 불어난 돈에 16.5%의 기타소득세가 붙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계좌마다 언제, 얼마나 세금을 깎아 주는지는 절세계좌 뭐부터 만들까에, 연금으로 받을 때의 세율은 연금저축과 IRP 비교에, 중간에 꺼낼 때 붙는 세금은 절세계좌 중도 인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ISA 는 세금을 계산하는 방식이 또 달라서 ISA 계좌 글에서 따로 다룹니다.

보수 0.1%와 1%, 30년 뒤의 차이

펀드나 ETF 에서는 세금과 별도로 보수가 빠집니다.

보수 — 펀드·ETF 를 굴려 주는 대가로 운용사 등이 가져가는 비용입니다. “연 0.1%“처럼 1년 기준 비율로 표시됩니다.

보수를 떼기 전에는 똑같이 연 5%를 버는 펀드 두 개가 있고, 하나는 보수가 연 0.1%, 다른 하나는 연 1%라고 해봅시다. 손에 남는 수익률은 연 4.9%와 연 4.0%가 됩니다.

기간 보수 연 0.1% 보수 연 1% 차이
10년 1,613만 원 1,480만 원 133만 원
20년 2,603만 원 2,191만 원 412만 원
30년 4,200만 원 3,243만 원 957만 원

원금 1,000만 원이고, 비용만 비교하려고 세금은 빼고 계산했습니다.

“0.9%p 차이면 1,000만 원에 1년 9만 원인데, 그 정도야” 하실 수 있습니다. 첫해만 보면 맞습니다. 그런데 30년 뒤에는 957만 원, 처음 넣은 원금에 가까운 돈이 벌어집니다. 보수 1%짜리의 최종 금액은 0.1%짜리보다 약 23% 적습니다. 해마다 빠진 보수가 그 뒤로 불어날 기회까지 함께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비용도 복리로 빠져나가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수익률은 내가 정할 수 없지만 비용은 가입하기 전에 내가 고를 수 있는 숫자입니다. 다만 상품 화면에 뜨는 총보수가 실제로 빠지는 비용 전부는 아니어서, 비교할 때는 따로 챙겨 볼 숫자가 있습니다. 그 숫자를 어디서 찾는지는 ETF 총보수 0.01%의 함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내 숫자로 직접 계산해 보기

이 글의 숫자를 그대로 믿지 않으셔도 됩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의 예적금 계산기에 넣으면 표의 숫자가 그대로 나옵니다.

  1. 예금금액에 1000(만 원 단위), 예금기간에 240(개월), 이자율에 5를 넣습니다.
  2. 이자계산방법에서 12개월 복리를 고르고 계산합니다.
  3. 결과표 비과세 줄의 세후수령액 26,532,977원이 첫 번째 표의 20년 차 복리 2,653만 원입니다. 일반과세 줄의 23,986,899원은 이자에서 15.4%를 만기에 한 번 뗀 금액으로, 세금 표의 “마지막에 한 번 떼면” 2,399만 원과 같습니다.

이자계산방법을 단리로 바꾸면 비과세 줄이 2,000만 원이 되고, 월복리로 바꾸면 2,713만 원으로 조금 더 늘어납니다. 같은 연 5%라도 이자가 붙는 간격이 짧을수록 눈덩이를 더 자주 굴리는 셈이라서입니다. 상품 설명에서 “복리”라는 말을 보면 몇 개월마다 붙는지까지 확인해 볼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엑셀이나 구글 스프레드시트에서는 =1000*1.05^20 으로 20년 뒤 금액을, =LN(2)/LN(1.06) 으로 연 6%에서 원금이 두 배가 되는 정확한 햇수(11.9년)를 바로 구할 수 있습니다. 내 원금과 기간을 넣어 보면 72의 법칙이 얼마나 맞는지도 직접 확인됩니다.

정리

복리는 초반에 지루하고 후반에 급합니다. 그래서 복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얼마나 긴 시간을 확보했는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얼마가 비용으로 빠져나가는가입니다.

참고 자료

  • 국세청 · 원천징수 세율 — 개인 이자소득 가운데 “그 밖의 이자소득” 원천징수세율 14%. 같은 표에 사적연금을 연금으로 받을 때 3~5%, 연금계좌에서 연금 외로 꺼낼 때 15%가 있습니다 (모두 지방소득세를 더하기 전 세율)
  • 국세청 · 원천징수 개요 — 원천징수할 때 지방소득세를 “소득세액의 10%“로 함께 떼는 특별징수. 14%에 1.4%가 붙어 15.4%가 되는 근거
  • 국세청 · 연금소득 — “연금계좌의 운용실적에 따라 증가된 금액”은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 연금 외로 꺼내면 기타소득으로 과세. 계좌 안에서 불어난 돈에 꺼낼 때 세금을 매긴다는 근거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연금저축 — 연금 수령 나이·방식별 연금소득세율 3.3~5.5%(지방소득세 포함)와 연금수령한도를 넘겨 받을 때의 16.5% 기타소득세, 근거 조문
  • 금융감독원 파인 · 예적금 계산기 — 단리·월복리·3·6·12개월 복리를 골라 비과세(세전)와 일반과세(이자의 15.4%) 수령액을 나란히 계산. 본문 표의 숫자를 직접 재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계산 원리를 설명하는 교육용 글입니다. 예시의 수익률은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가정이며 특정 상품의 기대 수익을 뜻하지 않습니다. 이자소득세율과 연금계좌 세율은 세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세금은 국세청 안내를 확인하세요. 표의 복리 금액은 1년에 한 번 이자가 붙는 것으로 계산했고 만 원 아래는 반올림했습니다.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