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가 시간을 먹고 자라는 방식과 72의 법칙
복리는 “이자에 이자가 붙는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숫자를 놓고 봐야 실감이 됩니다.
단리와 복리가 갈라지는 지점
원금 1,000만 원, 연 5%로 놓아둔다고 해봅시다.
단리는 매년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해마다 50만 원씩, 10년이면 500만 원. 20년이면 1,000만 원입니다. 일정한 속도로 늘어나는 직선입니다.
복리는 지난해 붙은 이자까지 원금에 포함해서 다시 이자를 계산합니다. 1년 뒤 1,050만 원, 2년 뒤에는 1,050만 원의 5%인 52만 5천 원이 붙어 1,102만 5천 원이 됩니다.
첫해 차이는 0원, 2년 차 차이는 2만 5천 원. 시작은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10년 차에는 약 129만 원, 20년 차에는 약 650만 원 차이로 벌어집니다.
복리의 힘은 수익률이 아니라 시간에서 나옵니다. 초반에는 단리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미미하고, 후반에 급해집니다. 그래서 복리는 “얼마나 벌었나”보다 “얼마나 오래 건드리지 않았나”에 훨씬 민감합니다.
72의 법칙 — 두 배까지 몇 년
원금이 두 배 되는 시점은 로그 계산이 필요하지만, 암산으로 거의 맞게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72 ÷ 연 수익률(%) ≈ 원금이 두 배 되는 데 걸리는 햇수
- 연 3% → 72 ÷ 3 = 24년
- 연 6% → 72 ÷ 6 = 12년
- 연 9% → 72 ÷ 9 = 8년
- 연 12% → 72 ÷ 12 = 6년
수익률이 두 배가 되면 걸리는 시간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대략 연 1~15% 구간에서 실제 값과 오차가 크지 않아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반대 방향으로도 씁니다
같은 공식을 물가에 적용하면 돈의 가치가 반토막 나는 시점이 나옵니다.
물가가 매년 3% 오르면 72 ÷ 3 = 24년 뒤에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절반이 됩니다. 현금을 그대로 들고 있는 것도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수수료에도 적용됩니다. 연 1%씩 새어 나가는 비용은 72년에 걸쳐 자산의 절반을 깎는 힘입니다. 장기 투자에서 보수 차이를 따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정리
복리는 초반에 지루하고 후반에 급합니다. 그래서 복리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수익률이 아니라 얼마나 긴 시간을 확보했는가,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얼마가 비용으로 새어 나가는가입니다.
이 글은 계산 원리를 설명하는 교육용 글입니다. 예시의 수익률은 계산을 보여주기 위한 가정이며 특정 상품의 기대 수익을 뜻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