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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 계좌, 검색하면 나오는 그 숫자는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이자와 배당에 붙는 세금을 줄여주는 바구니입니다. 일반 계좌에서 이자나 배당을 받으면 **15.4%**가 원천징수되는데, ISA 안에서 받으면 일정 금액까지 세금이 없고 그 위로도 낮은 세율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이 계좌는 지금 정보 자체가 뒤엉켜 있습니다. 검색해서 나오는 숫자부터 바로잡고 시작하는 게 낫습니다.

“연 4,000만 원, 비과세 500만 원”은 시행되지 않았습니다

ISA를 검색하면 상당수 글이 이렇게 씁니다. “2026년부터 납입한도가 연 4,000만 원(총 2억 원)으로, 비과세 한도가 일반형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으로 확대됐다.” 국내투자형 ISA가 신설돼 금융소득종합과세자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도 함께 붙습니다.

이 내용은 법이 되지 못했습니다.

ISA 개편안이 두 차례 발표됐다가 각각 무산·철회된 경과 타임라인 2024. 1 2024. 12 2026. 8 2026. 9 한도 상향안 발표 국회에서 무산 기존 ISA 축소안 축소 철회 두 번 다 발표만 널리 퍼지고 시행은 되지 않았습니다
검색에 돌아다니는 “연 4,000만 원·비과세 500만 원”은 왼쪽 첫 번째 지점의 내용입니다.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오른쪽 두 지점은 2026년의 축소안과 그 철회입니다.

이 숫자들은 2024년 1월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6년 4월에 낸 ISA 보고서는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2024년 정부 세법개정안은 현행 ISA 납입한도 및 비과세한도 확대와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하였으나, 국회 심사 과정에서 수직적 형평성 저해 등의 우려가 제기되면서 개정세법에 반영되지 않음

정부안이 발표된 시점의 기사가 그대로 복제되면서, 시행된 적 없는 숫자가 “2026년 기준”으로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입니다. 2026년 8월에 발표된 세제개편안조차 현행 한도를 **“일반형 200만원, 서민형 400만원”**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한도를 4,000만 원으로 알고 계획을 세우면 실제 납입에서 막힙니다. 아래가 지금 적용되는 숫자입니다.

현행 ISA — 2026년 9월 기준

항목 내용
가입 대상 19세 이상 거주자 (근로소득자는 15세 이상), 소득 기준 없음
단 가입일 직전 3개 과세기간 중 한 번이라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었다면 제외
계약 형태 신탁형 · 일임형 · 투자중개형 (1인 1계좌)
납입한도 연 2,000만 원, 못 채운 한도는 5년간 이월 가능 (5년이면 총 1억 원)
의무가입기간 3년, 납입 원금 안에서는 중도 인출 허용
비과세 한도 200만 원 (서민형·농어민형 400만 원)
초과분 9.9% 분리과세
손익통산 수익에서 손실을 뺀 순소득에만 과세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손 포함)

세 가지 유형 — 무엇을 담을 수 있느냐가 다릅니다

이름이 헷갈리지만 기준은 하나입니다. 누가 굴리느냐, 그리고 무엇을 담을 수 있느냐.

투자중개형(흔히 ’중개형’이라 부릅니다) — 투자자가 직접 국내 상장주식·채권·펀드에 투자합니다. 주식 계좌처럼 씁니다. 다만 예금은 담을 수 없습니다.

신탁형 — 투자자가 운용을 지시하고 금융회사가 실행합니다. 예금과 펀드를 담을 수 있지만 국내 주식은 담기지 않습니다.

일임형 — 금융회사에 운용을 맡깁니다. 포트폴리오를 골라두면 알아서 굴립니다.

주식을 직접 사고팔 생각이면 투자중개형, 예금 위주로 안전하게 둘 생각이면 신탁형입니다. 세제 혜택은 세 유형이 동일합니다.

3년과 5년이 같이 나오는 이유

표를 보면 숫자가 두 개라 헷갈립니다. 3년은 혜택을 받기 위해 계좌를 유지해야 하는 최소 기간이고, 5년은 못 채운 납입한도를 이월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계좌가 5년에 자동으로 닫히는 게 아닙니다.

연 2,000만 원씩 5년을 채우면 누적 1억 원이 됩니다. 첫해에 500만 원만 넣었다면 남은 1,500만 원은 사라지지 않고 다음 해로 넘어갑니다.

3년을 채우기 전에 해지하면 비과세와 9.9% 분리과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일반 계좌처럼 과세됩니다. 다만 납입한 원금 범위 안에서는 중도 인출이 가능합니다. 3년 안에 돈이 필요해질 것 같다면 계좌를 깨는 대신 원금 인출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실제로 얼마가 절약되나

ISA의 진짜 힘은 비과세 한도보다 손익통산에 있습니다.

배당주에서 배당금 300만 원을 받고, 같은 기간 다른 펀드를 환매하면서 200만 원 손실을 봤다고 해봅시다.

일반 계좌라면 배당금 300만 원에 대해 그대로 세금을 냅니다. 펀드에서 잃은 200만 원은 빼주지 않습니다. 계산이 상품별로 따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300만 원 × 15.4% = 46만 2,000원입니다.

ISA 안에서는 계좌 전체를 하나로 봅니다. 300만 원 − 200만 원 = 100만 원, 이 순이익에만 과세합니다. 그리고 100만 원은 비과세 한도(200만 원) 안이므로 세금이 0원입니다.

국내 상장주식의 매매차익은 일반 계좌에서도 원래 비과세지만(대주주 제외), 그 주식에서 나오는 배당금은 과세 대상입니다. ISA의 손익통산은 이 배당금에서 다른 손실을 빼준다는 뜻입니다.

한도를 넘겨도 세율이 낮습니다. 순이익이 500만 원이라면 일반형 기준으로 200만 원은 비과세, 나머지 300만 원에 9.9%가 붙어 29만 7,000원입니다. 같은 금액을 일반 계좌에서 이자·배당으로 받았다면 15.4%인 77만 원입니다.

서민형은 한도가 두 배입니다

서민형은 근로소득자라면 총급여 5,000만 원 이하, 종합소득자라면 종합소득금액 3,800만 원 이하인 경우입니다. 농어민형은 종합소득금액 3,800만 원 이하인 농어민입니다. 비과세 한도가 400만 원으로 일반형의 두 배입니다.

가입할 때 소득 확인 서류를 내면 됩니다. 자격이 되는데 일반형으로 가입해 두는 경우가 은근히 많습니다.

만기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공제가 한 번 더

ISA 만기 자금을 60일 이내에 연금저축이나 IRP로 옮기면, 옮긴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를 추가로 받습니다.

기한 계산에 함정이 있습니다. 기준이 되는 날은 해지일이 아니라 만기일입니다. 만기가 지나고 한참 뒤에 해지했다면 해지일부터 60일이 아니라 만기일부터 60일 안에 옮겨야 합니다.

이 공제는 기존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 900만 원에 얹힙니다. 그 해에는 총 1,200만 원까지 공제 대상이 되는 셈입니다. 공제율은 연금계좌와 같아서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초과면 13.2%입니다.

연금계좌 쪽 한도와 공제율은 연금저축과 IRP, 둘 다 있는데 무엇부터 채워야 하나에 정리해 뒀습니다.

진행 중인 개편안 — 한 달 사이에 한 번 뒤집혔습니다

정부는 2026년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ISA를 다시 손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이 9월 1일 국무회의에서 상당 부분 수정됐습니다. 이 계좌의 정보가 왜 그렇게 엉키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그대로 적어 둡니다.

8월 발표안에는 기존 ISA를 조이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계약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못 채운 납입한도의 이월을 없애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새로 만드는 계좌에 혜택을 몰아주는 대신 기존 계좌를 줄이는 구조였습니다.

이 부분은 철회됐습니다.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은 일반 ISA의 계약기간과 납입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정리했습니다. 최소 3년만 두고 최대 계약기간에는 제한을 두지 않는 지금 방식, 연 2,000만 원·총 1억 원 한도, 미사용 한도 이월이 모두 그대로입니다. 지금 갖고 있는 계좌를 서둘러 정리할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남아 있는 것은 신설 쪽입니다.

생산적금융 ISA 신설

  • 국내 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만 투자
  • 국내 상장 해외 ETF 같은 해외 투자 성격 상품은 제외
  •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 납입한도 연 2,000만 원 (총 2억 원)
  • 금융소득종합과세자는 가입 제외

청년형도 함께 추진됩니다

  •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청년 대상
  • 이자·배당소득 과세특례에 더해 납입금 소득공제
  • 국무회의를 거치면서 청년미래적금과의 중복 가입이 가능하도록 수정됐습니다

여전히 법은 아닙니다. 국무회의 통과는 정부안이 확정됐다는 뜻이고, 그다음이 국회입니다. 개정법률안은 9월 3일 국회에 제출돼 정기국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서 본 것처럼 2024년 개편안은 국회 단계에서 반영되지 않았고, 이번 개편안도 국무회의 한 번에 내용이 바뀌었습니다. 세부 조건은 심사 과정에서 더 움직일 수 있습니다.

세제개편안 전체 내용은 2026 세제개편안 한눈에 정리에 따로 적어 뒀습니다.

참고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6년 2월 말 기준 ISA 1인당 평균 가입금액은 710만 원입니다. 연 2,000만 원 한도도 채우지 못하는 수준이라, 한도 상향의 실익을 두고 논쟁이 이어지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지금 (2026년 9월) 2026년 세제개편안 (미확정)
납입한도 연 2,000만 원 / 총 1억 원 생산적금융 ISA: 연 2,000만 원 / 총 2억 원
비과세 200만 원 (서민형 400만 원) 생산적금융 ISA: 이자·배당 전액
초과분 9.9% 분리과세
의무기간 3년 (최대 기간 제한 없음) 유지 (8월 발표안의 5년 제한은 철회)
한도 이월 5년간 가능 유지 (8월 발표안의 폐지는 철회)

ISA는 제도가 자주 흔들리는 계좌입니다. 그래서 오늘 기준으로 확정된 것과 발표만 된 것을 구분해서 보는 습관이 이 계좌에서는 특히 중요합니다. 어느 블로그의 “2026년 최신”이라는 제목보다, 그 글이 인용한 근거가 정부안인지 시행된 법인지를 보는 편이 빠릅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제도를 설명하는 교육용 글이며 특정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ISA 관련 세제는 국회 심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고, 가입 유형과 소득 구간에 따라 적용이 달라집니다. 가입 전 해당 금융회사와 국세청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