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선충당금 — 전세 사는 동안 대신 낸 돈, 이사 갈 때 받아 나오세요
전세나 월세로 아파트에 살면 관리비 고지서에 장기수선충당금이라는 줄이 매달 찍힙니다. 금액이 크지 않아 그냥 넘어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돈은 원래 세입자가 낼 돈이 아닙니다. 집주인이 낼 돈을 세입자가 매달 대신 내고 있는 것이고, 이사 나갈 때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년 살았으면 수십만 원, 4년이면 백만 원을 넘기기도 합니다. 청구하지 않으면 아무도 먼저 챙겨주지 않습니다.
고지서에는 비슷한 줄이 두 개 있습니다
여기서 대부분 헷갈립니다. 관리비에는 수선유지비와 장기수선충당금이 따로 찍히는데, 이름이 비슷하지만 돌려받을 수 있는 건 뒤쪽 하나뿐입니다.
| 수선유지비 | 장기수선충당금 | |
|---|---|---|
| 쓰는 곳 | 소화기 충약, 조경 관리, 청소 장비 | 승강기 교체, 외벽 도장, 배관 공사 |
| 성격 | 사는 동안 없어지는 비용 | 나중에 쓰려고 쌓아두는 적립금 |
| 부담 주체 | 세입자 | 소유자(집주인) |
| 이사할 때 | 돌려받지 못합니다 | 돌려받습니다 |
고지서에 “장기수선충당금”이 안 보인다면 그 단지가 적립 대상이 아닐 수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대상을 300세대 이상 아파트, 승강기가 설치된 아파트, 중앙집중식 난방 아파트 등으로 설명합니다. 세대수가 적고 승강기 없는 빌라라면 애초에 해당 항목이 없습니다.
2년 살면 얼마쯤 되나
단지마다 금액이 다릅니다. 시행령 제31조 제3항의 산정식이 아래와 같아서, 같은 평수라도 단지의 장기수선계획에 따라 갈립니다.
월간 세대별 장기수선충당금 = [장기수선계획기간 중의 수선비총액 ÷ (총공급면적 × 12 × 계획기간)] × 세대당 주택공급면적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고지서에 찍힌 월 금액에 산 개월 수를 곱하면 그게 받을 돈입니다.
| 고지서의 월 금액 | 2년 (24개월) | 4년 (48개월) |
|---|---|---|
| 8,000원 | 192,000원 | 384,000원 |
| 15,000원 | 360,000원 | 720,000원 |
| 25,000원 | 600,000원 | 1,200,000원 |
| 40,000원 | 960,000원 | 1,920,000원 |
월 2만 원대만 돼도 4년이면 백만 원을 넘습니다. 이사 비용이 부담되는 시점에 들어오는 돈이라 체감이 꽤 큽니다.
내 단지가 얼마쯤인지 미리 보고 싶다면 K-apt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서 단지를 검색해 관리비 세부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정산의 기준은 통계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낸 고지서 금액입니다.
왜 집주인 돈인가
근거 조항이 명확합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제30조 제1항은 관리주체가 장기수선충당금을 해당 주택의 소유자로부터 징수해 적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그 부담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소유자가 부담해야 하나, 공동주택의 관리규약에 따라 임차인이 관리비와 함께 납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법은 소유자한테 걷으라고 정해놨는데, 현실에서는 관리사무소가 매달 고지서를 받는 사람, 즉 세입자한테 걷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정산하는 구조가 따로 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제8항입니다.
공동주택의 소유자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자가 대신하여 납부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반환하여야 한다.
“반환할 수 있다”가 아니라 “반환하여야 한다”입니다. 집주인의 호의가 아니라 의무입니다.
실제로 받는 순서
1. 관리사무소에서 납부확인서를 뗍니다. 이사 나가기 며칠 전에 요청하면 됩니다. 같은 시행령 제31조 제9항이 “관리주체는 공동주택의 사용자가 장기수선충당금의 납부 확인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확인서를 발급해 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서, 미룰 근거가 없습니다. 확인서에는 살던 기간에 낸 월별 금액과 합계가 찍힙니다.
2. 집주인이나 부동산에 확인서를 보냅니다. 대부분 여기서 끝납니다. 아는 사람은 알아서 챙겨주고, 모르던 집주인도 확인서를 보면 대체로 수긍합니다.
3. 보증금 돌려받을 때 함께 정산합니다. 따로 송금받기보다 보증금에 얹어 한 번에 받는 게 편합니다. 실제 소송에서도 보증금 정산과 함께 다뤄집니다. 대법원 2023다258672 판결(2024년 1월 11일 선고)은 미지급 차임을 공제하고 남은 임대차보증금과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하도록 판단하라고 정리했습니다.
이럴 땐 다툼이 생깁니다
계약서에 특약이 있는 경우. 임대차계약서 특약란에 “장기수선충당금은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문장이 들어가 있으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시행령이 소유자의 반환 의무를 정하고 있어도, 당사자끼리 다르게 약정한 것이 유효한지를 두고 다툼이 생깁니다. 계약할 때 특약란을 읽어보고, 이런 문구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빼달라고 하는 게 나중에 싸우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오피스텔에 사는 경우. 반환 의무의 근거인 시행령 제31조 제8항은 공동주택에 적용됩니다. 오피스텔은 건물 형태와 세대수에 따라 공동주택관리법이 적용되기도,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후자라면 반환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그대로 있지는 않습니다. 오피스텔이라면 관리사무소에 그 건물이 어느 법의 적용을 받는지, 관리규약에 정산 규정이 있는지부터 물어보세요.
이미 이사를 나왔다면
지난 계약에서 못 받고 나왔더라도 권리가 바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반환채권은 일반적인 민사채권이고, 민법 제162조 제1항은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무가 어려워집니다. 관리사무소의 과거 납부 기록 조회, 이사한 집주인의 연락처 확보, 소유자가 바뀐 경우의 상대방 특정이 전부 늦어질수록 까다로워집니다. 권리가 남아 있는 것과 실제로 받아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전화 한 통이면 됩니다
다음 이사를 준비할 때 관리사무소에 전화 한 통 하면 됩니다. “장기수선충당금 납부확인서 떼주세요.” 이 한마디가 2년치면 수십만 원입니다.
참고 자료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주택임대차 > 장기수선충당금의 반환 청구 — 부담 주체가 소유자라는 점,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근거와 관련 조문 (페이지 하단에 “2026년 8월 15일 기준” 표시)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아파트 관리 > 장기수선충당금 — 적립 대상 아파트의 범위, 요율을 관리규약으로 정한다는 점, 월간 세대별 산정식(시행령 제31조 제3항), 사용검사 1년 후부터 적립(제31조 제6항)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31조 — 제8항(소유자의 반환 의무)과 제9항(관리주체의 납부확인서 발급 의무) 조문 원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62조 — 채권의 소멸시효 10년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3다258672 임대차보증금등반환청구의소 — 보증금 정산과 함께 장기수선충당금 반환을 다룬 2024년 1월 11일 선고 판결
- K-apt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 단지별 관리비 세부 항목과 장기수선충당금 조회
- K-apt — 관리비등 세부항목 지역별 평균 — 지역별 평균과 비교해 내 단지 금액이 어느 수준인지 확인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공동주택관리법·같은 법 시행령·민법 조문과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금액 표는 고지서 월 금액에 거주 개월 수를 곱한 예시이며, 실제 정산액은 관리사무소가 발급하는 납부확인서의 합계를 따릅니다. 특약이 있는 계약, 오피스텔 등 공동주택관리법 적용 여부가 갈리는 건물, 임대차 기간 중 소유자가 바뀐 경우에는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관리사무소와 계약서를 먼저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