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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전수조사 — 상속받은 시골 땅, 이행강제금 25% 전에 열리는 문 네 개


“물려받은 시골 땅에 매년 땅값의 25%가 매겨진다.” 2026년 여름부터 이런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9월 10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가 농지를 뺏어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직접 말해야 했을 정도였습니다.

먼저 결론입니다. 조사에 걸렸다고 다음 날 돈이 나가지 않습니다. 이행강제금까지는 지나야 할 문이 네 개이고, 그 사이사이에 빠져나가는 길이 농지법에 적혀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을 다 지나치고 버티면 4년이면 땅값만큼을 냅니다.

시골 농지 풍경 삽화. 앞쪽에 오래 묵어 잡초가 올라온 밭이 펼쳐지고, 그 뒤로 비닐하우스 한 동과 지붕이 있는 농막, 전봇대, 멀리 산 능선이 있습니다.
물려받은 시골 땅의 흔한 모습입니다. 앞의 묵은 밭은 무단 휴경, 비닐하우스와 농막은 불법 전용, 남이 대신 짓고 있다면 불법 임대차로 잡힐 수 있습니다.

내 땅은 어느 쪽인가

정부는 2026년 5월 18일부터 2년 계획으로 농지 전수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7월 30일 브리핑에서 나온 기본조사 결과는 1,013만 필지 중 위반 의심 27% 수준이었습니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21.1%, 무단 휴경 11.6%, 불법 전용 9%입니다(한 필지가 둘에 걸릴 수 있어 합이 27%보다 큽니다).

필지(筆地) — 지번 하나가 붙은 땅 한 덩어리입니다. 넓이와는 관계가 없어서 손바닥만 한 땅도 한 필지, 축구장만 한 땅도 한 필지입니다.

그리고 2026년 9월 21일 당정협의회가 이 위반들을 두 갈래로 갈랐습니다.

심층조사에서 위반이 확인된 뒤 갈라지는 두 갈래 — 투기와 중대한 불법 전용은 농지법대로 처분과 원상회복 명령으로 가고, 관행적 임대차·휴경과 경미한 불법 전용은 자진 정비와 농지은행 위탁을 거쳐 처분의무를 유예받는다 심층조사에서 위반 확인 투기 중대한 불법 전용 관행적 임대차·휴경 경미한 불법 전용 처분·원상회복 명령 2027년 중 ① 자진 정비 ② 농지은행 위탁 처분의무 유예 특별조치법이 있어야
2026년 9월 21일 당정협의회 자료 "농지 전수조사 추진상황 및 향후 조치계획" 이 정리한 갈래입니다. 오른쪽 길은 아직 법이 만들어지기 전입니다.

왼쪽, 그러니까 법대로 처분하는 쪽에 들어가는 투기는 세 가지로 좁혀 적혔습니다.

투기로 보는 유형 어떤 경우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거짓 취득 거짓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를 산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으로 빌려준 경우
농업법인의 부동산업 농업법인을 만들어 농지를 산 뒤 지분을 쪼개 되파는 경우
경매 등 지분 공유취득 경매로 농지 지분만 사 두고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으로 빌려준 경우

여기에 농업진흥지역 안의 농지를 야적장·야영장처럼 농지법이 금지한 시설로 바꾼 중대한 불법 전용이 더해집니다.

오른쪽에는 농업인끼리 편의상 서로 땅을 바꿔 짓는 경우, 마을 농지를 한 사람이 모아서 짓는 경우, 자식에게 증여한 뒤에도 부모가 계속 짓거나 이웃에게 빌려주는 경우가 예로 적혔습니다. 지금 농지법으로는 전부 불법 임대차이지만, 투기와 무관하다고 보아 정상화 대상으로 둔 것입니다.

⚠️ 오른쪽 길은 아직 법이 없습니다. 처분 유예와 사후 추인은 모두 특별조치법이 만들어져야 작동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하겠다”는 방향이 정해진 단계입니다 (→ 맨 아래 일정).

걸리면 무엇이 언제 일어나나

농지법이 정해 둔 순서입니다. 왼쪽이 시간이 가는 방향이고, 오른쪽이 그 단계에서 열리는 문입니다.

농지법 위반이 확인된 뒤 이행강제금까지 가는 네 단계와, 각 단계에서 열리는 빠져나가는 길 — 위반 확인 단계에서는 자진 정비, 1년짜리 처분의무 통지 단계에서는 자경 시작이나 농지은행 매도위탁, 6개월짜리 처분명령 단계에서는 농어촌공사에 매수 청구가 가능하고, 마지막이 매년 땅값의 25%인 이행강제금이다 ① 위반 확인 심층조사·현장 확인 자진 정비로 해소 ② 처분의무 통지 1년 안에 처분 자경 시작 또는 농지은행 매도위탁 ③ 처분명령 6개월 안에 처분 농어촌공사에 매수 청구 ④ 이행강제금 매년 땅값의 25%
농지법 제10조·제11조·제12조·제63조가 정한 순서입니다. ②와 ③ 사이에 1년, ③과 ④ 사이에 6개월이 있어 위반이 확인된 날부터 이행강제금까지 최소 1년 6개월이 걸립니다.

④ 이행강제금은 “감정평가법인등이 감정평가한 감정가격 또는 개별공시지가 중 더 높은 가액의 100분의 25”입니다(제63조). 처분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매년 1회 부과되고, 금액에 이의가 있으면 고지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낼 수 있습니다.

이행강제금 — 벌금이나 과태료와 다릅니다. 과태료는 잘못한 일에 한 번 매기고 끝나지만, 이행강제금은 시키는 대로 할 때까지 계속 매기는 돈입니다. 그래서 “얼마”보다 “몇 번”이 중요합니다.

개별공시지가 2억 원짜리 농지를 처분하지 않고 버티면 이렇게 됩니다.

처분명령 이후 그해 부과액 누적
1년차 5,000만 원 5,000만 원
2년차 5,000만 원 1억 원
3년차 5,000만 원 1억 5,000만 원
4년차 5,000만 원 2억 원 — 땅값 전액

기준이 감정가격과 개별공시지가 중 더 높은 쪽이라 감정을 받으면 금액이 더 커질 수 있고, 공시지가가 오르면 부과액도 따라 오릅니다. 공시가격이 세금·부담금 계산에 어떻게 끼어드는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빠져나가는 문 네 개

같은 네 단계를, 이번에는 “지금 내가 어디쯤인가”로 놓고 보겠습니다.

지금 단계 열리는 문 무엇을 하나 근거
위반이 확인됐다 자진 정비 스스로 경작하거나 농지법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임대해 위반을 해소 2026년 9월 21일 당정 방침
자진 정비가 어렵다 농지은행 위탁 임대·관리를 농지은행에 맡기면 처분의무 부과를 유예 특별조치법 제정 뒤(안)
처분의무 1년을 넘겼다 3년 유예 자경을 시작하거나 매도위탁계약을 맺으면 처분명령을 3년간 직권 유예 농지법 제12조
처분명령을 받았다 매수 청구 한국농어촌공사에 그 농지를 사 달라고 청구 농지법 제11조

세 번째 문이 가장 덜 알려져 있습니다. 농지법 제12조는 처분의무 기간에 팔지 못했더라도 자경을 하거나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매도위탁계약을 맺으면 처분명령을 3년간 유예할 수 있게 하고, 그 3년을 처분명령 없이 넘기면 “처분명령이 유예된 농지의 그 처분의무만 없어진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성실하게 3년을 채우면 그 땅에 대해서는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뜻입니다.

자경(自耕) — 소유자가 직접 농사를 짓거나 농작업의 2분의 1 이상을 자기 노동력으로 하는 것입니다. 남에게 맡겨 놓고 이름만 올려 두는 것은 자경이 아닙니다.

농지은행 — 한국농어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 임대·매매 중개 제도입니다. 공사를 거친 임대차는 합법이라, 개인끼리 몰래 빌려주는 불법 임대차와 결과가 정반대입니다.

다만 유예는 받아 놓고 잊으면 안 됩니다. 2026년 6월 16일 신설된 제12조 제4항부터 제6항이 유예 요건을 매년 조사해 이듬해 3월 31일까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하고, 요건을 벗어나면 장관이나 시·도지사가 지방자치단체에 처분명령을 하도록 명하거나 직접 처분명령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3년이 저절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해마다 확인을 받습니다.

네 번째 문도 알아 둘 만합니다. 처분명령을 받으면 배우자·직계존비속·세대원 같은 가까운 사람에게는 팔 수 없어서(제11조 제2항) “사 줄 사람이 없다”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때 한국농어촌공사에 매수를 청구할 수 있고, 공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예산 범위에서 사야 합니다(제11조 제3항). 다만 인근 실제 거래 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낮으면 실거래가 기준으로 살 수 있습니다. 값을 제대로 받는 길이라기보다 빠져나가는 길로 보는 편이 맞습니다.

팔기로 했다면 양도소득세도 함께 따져야 합니다. 농지 소재지나 연접 시·군·구, 또는 직선거리 30킬로미터 안에 살면서 8년 이상 직접 농사지은 농지는 조세특례제한법 제69조로 양도소득세를 감면받습니다(한도 있음). 요건에 못 미치면 보유 기간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로 넘어갑니다.

2026년 11월 15일까지 할 수 있는 것

위의 문들 가운데 지금 날짜가 정해진 것은 하나뿐입니다. 임대차 특별정비기간이 2026년 11월 15일까지 연장됐습니다.

소유한 지 3년이 지난 농지를 조사 기간 안에 농지은행에 위탁임대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빠지고, 농지법상 임대차 위반으로 보지 않습니다. 전수조사가 시작된 2026년 5월 18일 이후에 농지은행에 임차인을 지정해 빌려주는 것도 허용됩니다.

특별조치법은 아직 없지만 이 정비기간은 지금 열려 있습니다. 아는 사람에게 그냥 빌려주고 있던 농지가 있다면 11월 15일 전에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상속받은 농지라면 소유권 정리부터 확인하세요 — 상속이 시작되면 농지보다 통장이 먼저 잠깁니다(사망신고 다음 날 통장이 잠깁니다).

아직 법이 없습니다 — 앞으로 볼 날짜

오른쪽 길(정상화·양성화)을 실제로 쓰려면 특별조치법이 있어야 합니다. 농식품부가 밝힌 일정안은 이렇습니다.

시점 무슨 일이 예정돼 있나
2026년 11월 15일 임대차 특별정비기간 종료 — 이 글에서 날짜가 확정된 유일한 기한
2026년 12월 심층조사 마무리, 같은 달까지 특별조치법 제정안 국회 의결 목표
2027년 1분기 특별조치법 시행, 위반 유형별 조치 세부 지침 시달
2027년 중 투기로 확정된 농지에 처분명령 등 조치
2027년 2분기 농지법 본법 개정안 발의
2028년 6월 16일 상속인·이농자의 농지 소유 상한(1만㎡) 폐지와 위탁 임대 조항 시행

마지막 줄은 이미 공포된 법(법률 제21798호)의 부칙이 정한 날짜라 일정안이 아니라 확정입니다. 그때까지 상속 농지에 적용되는 상한 규칙은 지금 그대로입니다.

특별조치법은 아직 발의 전이라 국회 논의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진행 상황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법안 이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를 통지받았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기한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통지서에 적힌 처분의무 기간이 1년이고, 그 1년 안에 자경을 시작하거나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다음 문으로 넘어가지 않습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농림축산식품부 보도자료와 정책브리핑,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농지법 조문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심층조사가 진행 중이라 개별 농지의 위반 여부와 후속 처분은 지방자치단체 통지로 확정됩니다. 2026년 9월 21일 당정이 밝힌 처분 유예와 사후 전용 추인은 특별조치법이 제정되어야 시행되므로 국회 논의에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 적용 전에 원문과 관할 시·군·구, 한국농어촌공사에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