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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주 — 표를 포기하고 배당을 더 받는 주식, 사기 전에 볼 네 가지


주식 시세판을 보다 보면 같은 회사 이름이 두 번 나올 때가 있습니다. 하나는 그냥 회사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끝에 ‘우’ 가 붙어 있고, 값도 다릅니다.

이 한 글자가 붙은 주식을 우선주라고 부릅니다. 이름만 보면 더 좋은 주식 같은데, 값은 보통 더 쌉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사도 되는 건지 정리했습니다.

우선주는 표를 내려놓은 주식

회사가 발행하는 주식이 다 똑같지는 않습니다. 상법은 회사가 내용이 다른 주식을 만들 수 있다고 정해 두었고, 이런 주식을 종류주식이라고 부릅니다 (상법 제344조 제1항).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지도 조문에 적혀 있습니다.

  • 이익의 배당
  • 잔여재산의 분배
  •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 행사
  • 상환 (회사가 되사 가는 것)
  • 전환 (다른 종류주식으로 바꾸는 것)

우리가 우선주라고 부르는 것은 이 가운데 의결권을 빼고 배당을 앞세운 조합입니다.

보통주는 한 주에 표가 하나씩 딸려 옵니다 (상법 제369조 제1항). 우선주에는 그 표가 없습니다.

의결권 —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찬성·반대 표를 던지는 권리입니다. 이사를 뽑거나 정관을 고칠 때 사용합니다.

보통주 한 주에는 표 1개와 배당, 잔여재산 분배 권리가 딸려 오지만 우선주에는 표가 없고 대신 배당이 우대되며 잔여재산 분배에서도 앞선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 주식 한 주에 딸려 오는 것 보통주 표 1개 · 배당 · 잔여재산 분배 우선주 표 없음 · 배당 우대 · 분배 우선 표를 내려놓은 대신 배당에서 앞섭니다 얼마나 앞서는지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상법 제344조(종류주식)·제344조의2(이익배당, 잔여재산분배에 관한 종류주식)·제344조의3(의결권의 배제ㆍ제한에 관한 종류주식)·제369조(의결권)를 정리한 것입니다.

’우선’이 ’많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우선주라고 해서 배당을 두 배로 주는 게 아닙니다.

상법은 배당을 얼마나 어떻게 더 줄지를 법으로 못 박지 않고, 회사 정관에 적어 두라고만 합니다 (상법 제344조의2 제1항). 그러니까 우대 폭은 회사마다 다르고, 어떤 회사는 액면가 기준으로 아주 조금만 더 줍니다.

정관 — 회사의 기본 규칙을 적어 둔 문서입니다. 회사 이름, 사업 목적, 주식의 종류와 내용이 여기에 적힙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그 회사의 사업보고서·반기보고서를 열면 ’정관에 관한 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문을 닫고 재산을 나눌 때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앞선다는 것도 같은 방식입니다. 정관에 그렇게 적혀 있어야 그렇습니다 (제344조의2 제2항).

그래서 “우선주니까 배당을 많이 주겠지”가 아니라, 그 회사 정관을 열어 얼마나 더 주는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값이 더 싼 게 보통입니다

우선주는 대개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됩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표가 없기 때문입니다. 회사를 움직일 수 있는 권리가 빠진 만큼 값이 깎입니다.

둘째, 물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보통주는 수억 주씩 있는데 우선주는 그 일부만 발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파는 사람이 적으면 원할 때 원하는 값에 거래하기 어렵습니다.

이 값 차이를 괴리율이라고 부릅니다.

괴리율 — 보통주 값과 우선주 값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붙었다 벌어졌다 합니다.

값이 싸면 한 가지 효과가 따라옵니다. 같은 배당금을 받아도 싸게 산 쪽의 배당수익률이 더 높습니다.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이니 나누는 값이 작으면 비율이 커지는 것입니다. 우선주를 배당 목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입니다.

배당을 받으려면 언제까지 사야 하는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배당기준일과 배당락일 — 언제까지 사야 배당을 받나).

회사가 찍어낼 수 있는 양에는 천장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우선주는 편한 주식입니다. 돈은 받으면서 경영권은 나눠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상법이 한도를 걸어 두었습니다.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종류주식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을 넘을 수 없습니다 (상법 제344조의3 제2항). 넘게 발행됐다면 회사는 지체 없이 한도 아래로 내리는 조치를 해야 합니다.

25%라는 선이 있으니, 표를 가진 주주들이 소수로 밀려나는 일은 법으로 막혀 있는 셈입니다.

없던 표가 되살아나는 때

우선주에 의결권이 아예 없다고만 알고 계시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표가 돌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정관이 정한 조건이 채워질 때입니다. 상법은 의결권 없는 종류주식을 발행할 때 정관에 “의결권행사 또는 부활의 조건”을 정할 수 있게 해 두었습니다 (제344조의3 제1항). 흔한 예가 “약속한 배당을 못 받으면 그 다음 총회부터 표가 살아난다”는 조건입니다. 이것도 회사 정관을 봐야 알 수 있습니다.

둘째, 우선주 주주들만 모이는 총회가 열릴 때입니다. 정관을 바꿔서 어느 종류주식 주주에게 손해가 가게 될 때는, 보통의 주주총회 결의만으로는 안 되고 그 종류주식 주주들만의 총회 결의가 따로 있어야 합니다 (상법 제435조 제1항). 이걸 종류주주총회라고 합니다.

  • 통과 기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 그 종류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제435조 제2항)
  • 회사의 분할·합병, 주식교환, 주식이전으로 손해를 미칠 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제436조)

평소에는 표가 없지만, 우선주 주주에게 손해가 가는 일에는 거부권에 가까운 힘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평소 주주총회에서는 우선주가 계산에서 아예 빠집니다. 총회 결의의 정족수를 셀 때 의결권 없는 주식 수는 발행주식총수에 넣지 않습니다 (상법 제371조 제1항).

우선주가 위험해지는 지점

우선주는 물량이 적다는 성질 때문에 값이 크게 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금융위원회가 2020년 7월 9일에 내놓은 우선주 시장관리 강화 방안은 그 원인을 이렇게 짚었습니다.

  • 유통 물량이 부족해서 적은 금액의 매매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인다
  • 추종매매 — 판단 없이 남이 사니까 따라 사는 행태

같은 자료에는 한 회사에서 보통주가 30% 오르는 동안 우선주는 1,265% 올랐던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회사의 실체는 그대로인데 값만 열 배 넘게 뛴 것입니다.

그래서 우선주에는 다른 주식에 없는 브레이크가 걸려 있습니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값 차이가 50%를 넘으면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되어 3거래일 동안 단일가매매가 적용된다는 단계를 보여주는 그림 우선주에만 걸려 있는 브레이크 보통주와 값 차이가 50%를 넘으면 ↓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 ↓ 3거래일 동안 단일가매매 2020년 7월 9일 금융위원회 발표
금융위원회 '우선주 시장관리 강화 방안'(2020년 7월 9일)의 내용입니다. 같은 방안에는 이상급등 우선주를 매수할 때 HTS·MTS에 경고 팝업과 매수의사 재확인 창을 띄우도록 하는 조치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단일가매매 — 주문을 일정 시간 모았다가 한 번에 하나의 값으로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계속 사고팔 때보다 값이 덜 출렁입니다. 비슷한 장치로 개별 종목이 잠깐 멈추는 VI 가 있습니다 (VI(변동성완화장치) — 내 종목이 2분간 멈춘 이유).

상장과 퇴출 기준도 따로 있습니다. 같은 방안으로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구분 기준 시행
신규 상장 상장주식수 100만 주 이상 · 시가총액 50억 원 이상 2020년 10월
상장폐지 상장주식수 20만 주 미만 · 시가총액 20억 원 미만 2021년 10월

상장폐지 기준은 원래 상장주식수 5만 주, 시가총액 5억 원이었습니다. 네 배로 올린 것입니다. 작고 거래가 없는 우선주는 시장에서 내보내겠다는 뜻입니다. 다만 상장 규정은 그 뒤로도 바뀔 수 있으니, 특정 종목을 볼 때는 한국거래소의 현행 상장규정을 확인하세요.

시장이 스스로 멈추는 다른 장치들은 따로 묶어 두었습니다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VI 차이 — 주식 매매를 멈추는 장치 5가지 한눈에).

사기 전에 볼 네 가지

첫째, 정관에서 배당 우대가 실제로 얼마인지 보세요. “우선주”라는 이름만으로는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전자공시에서 그 회사 보고서의 ’정관에 관한 사항’을 여세요.

둘째, 상장주식수와 하루 거래량을 보세요. 몇만 주짜리 우선주는 사는 것보다 파는 게 어렵습니다. 상장폐지 기준인 20만 주에 가까운 종목이라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셋째, 값 차이가 왜 그 크기인지 보세요. 보통주보다 싼 것은 정상입니다. 문제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비싸지는 경우입니다. 표가 없는 주식이 표가 있는 주식보다 비쌀 이유는 없습니다. 2020년에 브레이크가 만들어진 것도 그 때문입니다.

넷째, 표가 필요한 상황인지 보세요. 합병·분할처럼 주주총회에서 결판이 나는 일에서 우선주 주주는 평소에 낄 자리가 없습니다. 대신 손해가 가는 정관 변경에는 종류주주총회라는 카드가 있습니다.

숫자 하나로 싸다·비싸다를 판단할 때 무엇이 빠지는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PER·PBR 뜻과 ROE 관계 — 낮다고 싼 주식이 아닌 이유).

실제 회사에서 우선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고 싶다면, 자사주 소각과 지배구조 규제가 맞물린 사례를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삼성전자는 왜 우선주를 먼저 없앴나 — 자사주 소각과 10%라는 선).

참고 자료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상법 조문과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배당 우대 폭과 의결권 부활 조건은 회사 정관마다 다르고, 상장·퇴출 기준은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으며, 실제 투자 전에 해당 회사의 공시와 현행 규정을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