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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VI 차이 — 주식 매매를 멈추는 장치 5가지 한눈에


주식 앱을 보다가 이런 문구를 만난 적이 있으실 겁니다.

“VI 발동 — 2분간 단일가매매”

주문을 넣었는데 체결이 안 됩니다. 앱을 껐다 켜도 그대로입니다. 고장이 아닙니다. 시장이 일부러 멈춘 것입니다.

자동차에 브레이크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듯, 주식시장에도 브레이크가 여러 개 있습니다. 살짝 밟는 것부터 아예 세워 버리는 것까지 단계가 다릅니다. 이 글은 그 브레이크가 몇 개이고 각각 언제 밟히는지를 한 장에 모은 지도입니다.

왜 시장을 일부러 멈출까요

가격이 순식간에 급락하면 사람들은 겁을 먹습니다. 겁을 먹으면 “일단 팔고 보자”가 됩니다. 그 매도가 가격을 더 떨어뜨리고, 떨어진 가격이 다음 사람을 또 겁먹게 만듭니다.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이 눈덩이를 중간에 한 번 끊습니다. 몇 분이라도 거래를 멈춰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할 시간” 을 주는 것입니다. 거래소가 서킷브레이커 제도를 설명하면서 쓴 표현이 정확히 그것입니다 — “투자자들에게 냉정한 투자판단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주문 실수도 마찬가지입니다. 5만 원에 팔려던 걸 5천 원에 잘못 눌렀을 때, 그 한 건 때문에 주가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걸 막아 줍니다.

브레이크는 다섯 개이고, 멈추는 범위가 다릅니다

핵심은 “무엇을 멈추느냐” 입니다. 종목 하나만 멈추는 장치가 있고, 시장 전체를 멈추는 장치가 있습니다.

주식시장 안전장치 다섯 개를 멈추는 범위가 좁은 것부터 넓은 것 순으로 쌓아 보여주는 그림. 가격제한폭, 종목별 변동성완화장치, 단기과열완화장치는 종목 하나를 멈추고, 사이드카는 프로그램매매 주문만 멈추며,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를 멈춘다. 좁게 멈춤 — 내 종목 하나 ① 가격제한폭 ±30% 하루 내내 ② 종목별 VI 2분 ③ 단기과열완화장치 3거래일 · 30분마다 ④ 사이드카 — 프로그램매매 주문만 5분 ⑤ 서킷브레이커 — 시장 전체 20분 또는 그날 종료 넓게 멈춤 — 시장 전체
위로 갈수록 좁게, 아래로 갈수록 넓게 멈춥니다. ①은 늘 켜져 있는 울타리이고 ②~⑤는 조건이 맞을 때만 켜집니다. ②는 개인 투자자가 가장 자주 만나는 장치이고, ⑤는 평생 몇 번 볼까 말까 한 가장 강한 장치입니다.

표로 다시 보면 이렇습니다.

장치 무엇을 멈추나 언제 켜지나 얼마나
① 가격제한폭 종목 하나의 가격 늘 켜져 있음 하루 종일 (±30% 밖으로 못 나감)
② 종목별 VI 종목 하나의 거래 방식 값이 짧은 시간에 크게 튈 때 2분
③ 단기과열완화장치 종목 하나의 거래 방식 며칠째 이상 급등이 이어질 때 3거래일 · 30분마다 체결
④ 사이드카 프로그램매매 주문만 코스피200 선물이 5% 움직일 때 5분
⑤ 서킷브레이커 시장 전체 코스피가 8·15·20% 떨어질 때 20분 또는 그날 종료

②·③·④는 거래를 아예 막는 게 아니라 거래하는 방식을 바꿉니다. 평소에는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짝을 맞춰 체결되는데, 이때는 몇 분 동안 주문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합니다. 그래서 “체결이 안 된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호가 — 내가 낸 주문에 적힌 “이 가격에 사겠다 / 팔겠다”는 조건입니다. 시장에 쌓여 있는 호가끼리 짝이 맞으면 거래가 체결됩니다.

단일가매매 — 주문을 즉시 체결하지 않고 일정 시간 모았다가,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장 시작가와 종가를 정할 때도 이 방식을 씁니다.

① 가격제한폭 — 하루에 움직일 수 있는 최대치

가장 기본이 되는 울타리입니다. 어떤 종목이든 하루 동안 어제 종가에서 위아래 30% 밖으로는 나갈 수 없습니다.

기준가격 — 오늘의 상한가·하한가를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가격입니다. 보통은 직전 거래일의 종가입니다. 유상증자나 액면분할처럼 주식의 내용이 바뀌면 따로 계산한 값을 씁니다.

계산은 거래소가 이렇게 합니다. 기준가격이 9,980원이라면 여기에 0.3을 곱해 2,994원이 나오고, 호가가격단위(이 가격대는 10원) 미만을 잘라 2,990원이 가격제한폭이 됩니다. 그래서 상한가는 12,970원, 하한가는 6,990원입니다.

예외가 있습니다.

  • 가격제한폭이 아예 없는 것 — 정리매매종목, 주식워런트증권(ELW), 신주인수권증서·신주인수권증권
  • 더 넓은 것 — 레버리지 ETF는 배율만큼 넓어집니다. 2배 레버리지라면 ±60%입니다 (ETF 비용과 추적오차에서 다룬 그 배율입니다)

40대 이상이라면 이 30%가 원래부터 30%가 아니었다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시기 가격제한폭
1995년 4월 이전 정액제 (기준가격대별 17단계, 평균 4.6%)
1995년 4월 1일 6% (정률제로 전환)
1996년 11월 24일 8%
1998년 3월 2일 12%
1998년 12월 7일 15%
2015년 6월 15일 30%

외환위기를 전후로 계속 넓어졌고, 2015년에 지금의 30%가 됐습니다. 울타리가 넓어졌다는 것은 하루에 잃을 수 있는 금액도 두 배가 됐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울타리를 넓히는 대신, 종목 하나하나를 잠깐씩 멈추는 장치를 함께 두게 됐습니다. 다음에 볼 ②번입니다.

② 종목별 VI — 가장 자주 만나는 2분

VI는 Volatility Interruption, 우리말로 변동성완화장치입니다. 이름 그대로 값이 너무 빨리 튈 때 잠깐 끼어드는 장치입니다.

발동되면 2분간 단일가매매로 바뀝니다. 하루에 몇 번이든 걸릴 수 있고, 횟수 제한이 없습니다.

두 종류가 있습니다.

종류 무엇을 잡나 발동 기준
동적 VI 주문 하나 때문에 순간적으로 튀는 것 직전 체결가 대비 — 코스피200 종목 3%, 그 밖의 유가증권·코스닥 종목 6%
정적 VI 여러 주문이 쌓여 천천히 크게 움직인 것 직전 단일가 대비 10% (모든 종목 공통)

여기서 어떤 종목이 더 잘 멈추는지가 갈립니다. 코스피200에 들어간 큰 종목일수록 더 예민하게 멈춥니다. 3%만 튀어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매매종목과 단기과열종목은 제외되고, 새로 상장한 주식은 상장 첫날에 한해 VI가 걸리지 않습니다 (2021년 10월 18일 이후 상장분). 공모주 첫날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데는 이 이유도 있습니다 (공모주 균등배정).

시간대별로 기준이 또 달라지는데, 그 표와 “2분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VI(변동성완화장치) — 내 종목이 2분간 멈춘 이유에서 따로 다룹니다.

③ 단기과열완화장치 — 며칠째 과열이면 하루 종일 느리게

VI가 몇 분짜리 응급조치라면, 이것은 며칠짜리 처방입니다. 단기간에 이상 급등·과열이 이어지는 종목을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3거래일 동안 거래 방식을 바꿉니다.

바뀐 방식은 이렇습니다. 정규장(09:00~15:30) 내내 30분에 한 번씩만 체결됩니다. 09:00부터 30분이 지날 때마다 그동안 모인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입니다. 시간외단일가도 10분 주기에서 30분 주기로 늘어납니다.

지정 기간이 끝나면 다음 날 자동으로 풀립니다. 다만 지정이 끝나는 날 종가가 지정 전날 종가보다 20% 이상 올라 있으면 3거래일 더 연장됩니다.

④ 사이드카 — 선물이 먼저 흔들릴 때

여기서부터는 내 종목이 아니라 시장 전체를 보는 장치입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크게 움직였을 때, 그 충격이 주식시장으로 그대로 쏟아지지 않도록 프로그램매매 주문만 잠깐 세우는 제도입니다.

프로그램매매 — 사람이 하나씩 누르는 게 아니라 컴퓨터가 조건에 맞춰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사고파는 거래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는 지수차익거래 전부와, 한 사람이 코스피 종목 15개 이상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코스피200 선물 — 코스피200 지수를 나중에 정해진 가격으로 사고팔기로 미리 약속하는 상품입니다. 지수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시장의 “앞차” 역할을 합니다.

발동 조건은 이렇습니다. 코스피200 선물 중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종목의 가격이 기준가격 대비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발동합니다. 오를 때는 프로그램 매수 주문의 효력이, 내릴 때는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됩니다.

5분이 지나면 접수된 순서대로 다시 체결됩니다. 장 종료 40분 전 이후에는 효력정지가 해제되고, 서킷브레이커로 시장이 멈췄다가 다시 열릴 때도 해제됩니다.

내가 직접 낸 주문은 멈추지 않습니다. 사이드카가 걸려도 개인 투자자의 일반 주문은 평소대로 나갑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이드카 — 선물이 먼저 흔들릴 때에 있습니다.

⑤ 서킷브레이커 — 시장 전체가 멈춥니다

가장 강한 브레이크입니다.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8% / 15% / 20% 이상 떨어진 상태가 1분간 이어지면 단계별로 발동합니다.

단계 조건 조치
1단계 전일 종가 대비 8% 이상 하락 20분간 전 종목 매매거래 중단
2단계 전일 종가 대비 15% 이상 하락 + 1단계 발동지수보다 1% 이상 추가 하락 20분간 전 종목 매매거래 중단
3단계 전일 종가 대비 20% 이상 하락 + 2단계 발동지수보다 1% 이상 추가 하락 그날 시장 종료

몇 가지 중요한 규칙이 있습니다.

  • 각 단계는 하루에 한 번씩만 발동합니다
  • 종가를 정할 시간을 확보해야 하므로 장 종료 40분 전 이후에는 1·2단계를 발동하지 않습니다. 다만 3단계는 그 시간에도 발동합니다
  • 1·2단계 중단 중에는 새 주문은 못 넣지만, 이미 넣어 둔 주문을 취소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 3단계가 발동되면 취소 주문조차 받지 않습니다
  • 주식시장이 멈추면 채권시장을 뺀 연계 선물·옵션시장도 함께 멈춥니다

마지막 두 줄이 실전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1·2단계에서는 주문을 물릴 기회가 있고, 3단계에서는 없습니다. 단계별 시간표와 재개 방식은 서킷브레이커 — 단계별 발동 조건과 재개 시각에서 자세히 봅니다.

여섯 번째: 자동이 아니라 사람이 누르는 정지 버튼

위 다섯 개는 조건이 맞으면 자동으로 걸립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훨씬 자주 보는 “○○ 주식 거래정지”는 성격이 다릅니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와 시장관리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특정 종목의 거래를 판단에 따라 정지할 수 있습니다. 부도가 났다거나, 은행 거래가 정지됐다거나, 영업이 멈췄다는 소문이 돌아 주가와 거래량이 급변할 때입니다.

재개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가 그 사유에 대한 조회 결과를 공시한 시점부터 30분이 지나면 거래가 재개됩니다. 다만 오후 2시 30분 이후에 공시하면 다음 날부터 재개됩니다. 소문이 공시 후에도 풀리지 않거나 공시 내용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하면 재개가 더 미뤄질 수 있습니다.

내 화면의 문구는 어느 장치일까요

화면에 뜨는 말 장치 내가 할 일
“VI 발동”, “정적VI”, “동적VI” ② 종목별 VI 2분 기다리기. 넣어 둔 주문은 단일가로 체결됨
“단기과열종목 지정” ③ 단기과열완화장치 3거래일간 30분마다 체결된다는 것 인지
“사이드카 발동” ④ 사이드카 내 일반 주문은 그대로 나감
“서킷브레이커 발동”, “매매거래 중단” ⑤ 서킷브레이커 20분 대기. 주문 취소는 가능 (3단계는 불가)
“매매거래 정지” (특정 종목만) 거래소의 개별종목 정지 공시 확인. 재개는 공시 30분 뒤
“상한가”, “하한가” ① 가격제한폭 그 가격 밖으로는 주문이 들어가지 않음

멈춘 다음에 벌어지는 일

브레이크는 시간을 벌어 줄 뿐, 손실을 없애 주지는 않습니다. 시장이 크게 흔들린 날 실제로 사람들의 계좌에서 벌어지는 일은 따로 있습니다.

빌린 돈으로 산 주식은 강제로 팔립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샀는데 담보 가치가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정해진 날짜에 알아서 팔아 버립니다. 이것이 반대매매입니다. 크게 떨어진 날 다음 날 매도 물량이 또 쏟아지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없는 주식을 파는 거래도 있습니다. 남의 주식을 빌려 먼저 팔고 나중에 되사서 갚는 공매도입니다. 하락장에서 늘 논란이 되는 그 제도입니다.

이 둘은 “멈추는 장치”는 아니지만, 시장이 급락할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이해하려면 함께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 같이 넣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는 순서

이 글이 지도라면, 장치 하나하나를 확대해 보는 글이 따로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 — 단계별 발동 조건과 재개 시각. 8%·15%·20% 각 단계에서 정확히 몇 분간 멈추고 어떤 방식으로 다시 열리는지, 그동안 내 주문은 어떻게 되는지를 시간표로 정리합니다. 한국에서 실제로 발동됐던 날들도 함께 봅니다.

사이드카 — 선물이 먼저 흔들릴 때. 선물이 뭐길래 주식시장을 멈추는지, 프로그램매매만 세우는 게 무슨 의미인지, 서킷브레이커와 무엇이 다른지를 풉니다.

VI(변동성완화장치) — 내 종목이 2분간 멈춘 이유. 개인 투자자가 가장 자주 만나는 장치입니다. 동적·정적 발동 기준을 종목별·시간대별로 나누고, 2분 동안 내 주문이 어떻게 처리되는지를 봅니다.

반대매매 — 증거금이 모자랄 때 언제 팔리나. 미수와 신용의 차이, 담보비율이 얼마 아래로 내려가면 통보가 오는지, 통보 후 며칠째에 팔리는지, 얼마에 팔리는지를 정리합니다. 증권사마다 다른 부분도 함께 짚습니다.

공매도와 대차거래 — 없는 주식을 파는 구조. 빌려서 파는 구조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차입공매도와 무차입공매도가 무엇이 다른지, 지금 우리 시장에서 어디까지 허용돼 있는지를 정리합니다.

정리

  • 주식시장의 브레이크는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개이고, 멈추는 범위가 각각 다릅니다.
  • ① 가격제한폭은 늘 켜져 있는 울타리(±30%)이고, ② VI·③ 단기과열완화는 종목 하나를, ④ 사이드카는 프로그램매매 주문만, ⑤ 서킷브레이커는 시장 전체를 멈춥니다.
  • ②③④는 거래를 막는 게 아니라 주문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으로 바꿉니다. “체결이 안 된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 서킷브레이커 1·2단계에서는 주문 취소가 되고, 3단계에서는 안 됩니다.
  • 뉴스의 “○○ 거래정지”는 자동 장치가 아니라 거래소가 판단해서 누르는 별도의 정지입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한국거래소가 공시한 매매거래제도 안내와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교육용 글이며,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발동 기준과 시간은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종목의 성격(코스피200 편입 여부, ETF·ETN 등),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거래 전에는 거래소 안내와 거래 증권사의 공지를 확인하세요. 안전장치의 기준값은 규정 개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