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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시장가액비율 — 공시가격과 세금 사이에 숨은 손잡이


부동산 세금 기사에 꼭 나오는데 설명은 잘 안 되는 말이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영어로는 Fair Market Value ratio라 FMV로 줄여 쓰기도 합니다.

이름만 보면 ‘공정한 시장 가격의 비율’ 같은데, 실제로는 훨씬 단순합니다. 세금을 매길 금액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입니다.

계산 어디에 끼어드나

종합부동산세 계산식에서 위치를 보면 바로 이해됩니다.

종부세액 = (공시가격 합계 − 기본공제) × 공정시장가액비율 × 세율
          − 재산세 공제액 − 세액공제 − 세부담 상한 초과액

세율을 곱하기 직전에 한 번 더 깎아주는 자리입니다. 이 비율이 60%라면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의 60%에만 세금을 매깁니다. 40%는 아예 계산에서 빠집니다.

이렇게 나온 금액이 과세표준입니다.

공시가격 20억 원에서 기본공제 14억 원을 빼고 남은 6억 원에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곱해 과세표준 4.2억 원이 만들어지는 과정 공시가격 20억 기본공제 14억 6억 × 70% 4.2억 과세표준
공시가격은 두 번 깎여 과세표준이 됩니다. 먼저 기본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합니다. 이 비율이 60%에서 70%로 오르면 같은 집이라도 과세표준이 커집니다.

왜 이런 게 있나

공시가격은 정부가 매년 다시 정합니다. 집값이 크게 오른 해에는 공시가격도 따라 뜁니다. 그런데 공시가격이 그대로 과세표준이 되면, 집을 팔지도 않았는데 세금만 갑자기 두 배가 되는 일이 생깁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그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입니다. 공시가격이 튀면 비율을 낮추고, 안정되면 비율을 올려 조절합니다.

정부가 국회 없이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게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

법률에는 비율의 범위만 정해 두고, 구체적인 값은 시행령에서 정합니다. 시행령은 국회를 거치지 않고 정부가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율이나 기본공제를 손대려면 국회 동의가 필요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정부가 비교적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손잡이입니다. 부동산 대책이 나올 때마다 이 숫자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입니다.

숫자로 보면

공시가격 20억 원짜리 집에 사는 1세대 1주택자를 놓고, 2026년 세제개편안 전후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구분 계산 과세표준
현행 (20 − 12) × 60% 4.8억 원
개편안(2027년) (20 − 14) × 70% 4.2억 원

기본공제가 2억 원 올랐지만 비율도 10%p 올랐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본공제 인상 효과가 더 커서 과세표준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집값이 높아지면 방향이 뒤집힙니다.

구분 계산 과세표준
현행 (35 − 12) × 60% 13.8억 원
개편안 (35 − 14) × 70% 14.7억 원

기본공제 인상액(2억 원)은 고정인데 비율 인상은 금액이 클수록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기본공제가 14억으로 올랐으니 세금이 줄겠네”라는 판단이 틀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두 숫자를 같이 봐야 합니다.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는

구분 현행 2027년 2028년~
1세대 1주택자, 지방 1·2주택자 60% 70% 70%
3주택 이상, 조정대상지역 보유자
(1세대 1주택자 제외)
60% 70% 80%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동결(69%)돼 있고 이 비율도 완화된 상태(2022년 이후 95% → 60%)라 과세표준에 시가가 과소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인상 근거로 들었습니다.

실제 세금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종부세 개편, 1주택자 세금은 어디서 갈리나에서 정부 계산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재산세에도 같은 이름이 있습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합부동산세만의 개념이 아닙니다. 재산세에도 같은 이름의 비율이 쓰입니다. 다만 세목과 과세 대상(주택·토지·건축물)에 따라 값이 다르므로, 어느 세금 이야기인지 확인하고 봐야 합니다.

정리

  •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를 뺀 금액에 곱해 과세표준을 만드는 비율입니다
  • 공시가격 급등의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로 도입됐습니다
  • 구체적인 값은 시행령에서 정하므로 정부가 국회 없이 조정할 수 있습니다
  • 기본공제만 보면 세 부담을 잘못 판단합니다. 이 비율과 세율을 함께 봐야 합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제도를 설명하는 교육용 글입니다. 2027년 이후 비율은 국회 통과 전 정부안 기준이며 바뀔 수 있습니다. 실제 세액은 공시가격·보유 형태·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지므로 국세청 상담(126)이나 세무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