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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와 대차거래 — 없는 주식을 파는 구조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공매도.

“없는 주식을 판다”는 설명은 다들 들어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없는 걸 어떻게 파는지, 그러면 산 사람은 뭘 받는지, 판 사람은 언제 어떻게 뒤처리를 하는지까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먼저 금융감독원의 정의부터 봅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공매도를 하더라도 주문체결일로부터 2일 후에는 주식을 인도(결제)하여야 하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는 결제해야 할 주식을 빌려와야 합니다.

마지막 문장이 핵심입니다. 판 사람도 결국은 진짜 주식을 구해서 넘겨야 합니다. 산 사람이 빈손이 되는 구조가 아닙니다.

네 단계로 도는 거래입니다

공매도의 네 단계를 보여주는 그림. 주식을 빌려서 수수료를 내고, 1만 원에 팔고, 나중에 8천 원에 되사서, 빌린 주식으로 갚는다. 값이 내리면 차액이 이익이 되고, 값이 오르면 손실이 되며 오르는 데 한계가 없어 손실에도 한계가 없다. ① 빌린다 수수료를 냄 ② 판다 10,000원 ③ 되산다 8,000원 ④ 갚는다 주식으로 값이 내리면 → 차액 2,000원이 이익 값이 오르면 → 손실에 한계가 없음 빌린 주식은 기한 안에 되사서 갚아야 합니다. 그 기한이 제도의 핵심입니다.
일반 매수는 최악의 경우 산 돈만큼 잃습니다. 공매도는 반대입니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상한이 없으므로, 되사야 할 값도 무한정 커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금지한 것은 “무차입”입니다

공매도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뜻 우리나라
차입공매도 결제에 쓸 주식을 미리 빌린 뒤 매도주문 허용
무차입공매도 빌리지도 않은 채 일단 팔고 나중에 빌려옴 엄격히 금지

금융감독원은 “차입공매도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허용되고 있는 거래형태이지만, 무차입공매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고 이를 허용하고 있는 나라도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합니다.

무차입을 막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빌리지 않고 팔면 팔 수 있는 수량에 제한이 없어집니다. 실제 발행된 주식 수보다 많은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고, 결제일에 주식을 못 구하면 결제 자체가 깨집니다.

한국거래소 업무규정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회원(증권사)은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내거나 위탁받아서는 안 되고, 차입공매도를 위탁받을 때는 그 매도가 차입공매도인지 통보받고, 결제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거래소에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다만 “형식은 매도인데 공매도로 보지 않는” 경우도 규정에 나열돼 있습니다. 이미 매수 계약이 체결된 주식을 결제일 전에 파는 경우, 유·무상증자나 주식배당으로 받을 주식을 결제일까지 상장·결제가 가능한 상태에서 파는 경우, 대여 중이지만 반환이 확정된 주식을 파는 경우 등입니다.

주식을 빌리는 곳 — 대차와 대주

빌리는 통로는 크게 둘입니다.

대차거래 대주거래
누가 주로 쓰나 기관·외국인 개인
빌려주는 쪽 연기금·자산운용사·보험사 등 대형 보유자 증권사
규모 큼 작음
종목 폭넓음 증권사가 확보한 종목으로 제한

개인이 쓰는 쪽은 신용거래대주입니다. 증권사가 자기 물량이나 확보해 둔 물량을 빌려주는 것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신용거래대주 주식의 매도 거래도 (차입)공매도”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일부 증권사가 운영하는 개인 간 주식대여 중개 서비스로 빌린 주식을 파는 것도 마찬가지로 공매도입니다.

빌리는 값도 듭니다. 대여 수수료가 나가고, 신용거래대주는 이자도 붙습니다. 주가가 그대로여도 시간이 갈수록 손해라는 뜻입니다.

2026년 9월 현재 어디까지 허용돼 있나

이 부분은 가장 자주 바뀌는 대목이라 날짜와 함께 봐야 합니다.

시점 상태
2023년 11월 6일 공매도 전면 금지
2025년 3월 30일까지 금지 연장 (전산시스템 구축을 위해)
2025년 3월 31일 전면 재개 — 약 5년 만
2026년 7월 코스닥 공매도 한시 정지 청원, 리츠 제외 건의 등 금지 요구는 있었음
2026년 9월 현재 재개 상태 유지. 금융위원회가 새로 내놓은 금지 조치는 없음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게시판에서 “공매도” 제목으로 검색되는 가장 최근 자료는 2025년 4월 14일 자(새 제재수단 도입)이고, 2026년에 올라온 공매도 관련 보도자료는 없습니다. 2026년 8월 초 보도를 보아도 공매도는 계속 허용되고 있으며, 8월 4일 기준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6.4% 였습니다.

당국이 금지 카드를 다시 꺼내지 않는 이유로는 MSCI 선진국지수 편입 평가에서 불리해진다는 점, 그리고 과거 금지 기간에 지수가 반드시 오르지는 않았다는 점이 거론됩니다.

정책이 바뀔 수 있는 영역이므로, 이 글을 읽는 시점에는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를 한 번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매도에 걸려 있는 브레이크 다섯 개

재개됐다고 아무 제약 없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① 업틱룰 — 값을 끌어내리는 주문은 못 냅니다

한국거래소 업무규정 제18조는 차입공매도 호가를 직전 가격 이하로는 낼 수 없다고 정합니다. 다만 직전 가격이 그 앞의 가격보다 높았다면(즉 방금 오른 상태라면) 직전 가격으로는 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공매도로 호가를 계속 낮춰 가며 주가를 끌어내리는 것을 막는 장치입니다. 지수차익거래, ETF·ETN 매도, 유동성공급자·시장조성자의 헤지 매도 등은 예외로 열려 있습니다.

② 상환기간 — 90일, 늘려도 12개월

2025년 3월 31일 시행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매도를 위해 상장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의 상환기간은 90일 이내에서 정하되, 연장하더라도 총 12개월을 넘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는 기관·외국인이 사실상 기한 없이 빌려 둘 수 있어 “개인만 90일” 이라는 불만이 컸는데, 그 차이를 없앤 개정입니다. 같은 개정으로 대차거래 담보비율은 120%에서 105%로 낮아졌습니다.

③ 잔고 보고·공시 — 이름까지 공개됩니다

공매도 포지션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신고 의무가 생깁니다.

기준 내용
보고 공매도 잔고 비율이 상장주식수의 0.01% 이상이면서 평가액 1억 원 이상, 또는 비율과 무관하게 평가액 10억 원 이상
공시 2016년 6월 30일 도입. 2024년 12월 1일부터 공시 기준을 종전 0.5%에서 보고 기준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
공시 시점 기준에 도달한 날로부터 2영업일 장 종료 후 지체 없이
공시 내용 투자자의 이름·주소·국적 등

“공시는 0.5%부터”라는 설명은 이제 옛날 기준입니다. 2024년 12월부터 훨씬 촘촘해졌습니다.

④ 무차입 방지 시스템 — NSDS

2025년 3월 31일 재개에 맞춰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 이 가동됐습니다. 투자자의 실시간 잔고 내역과 매매주문 내역을 대조해, 특정 주문이 무차입 공매도인지 가려내는 시스템입니다.

동시에 일정 규모 이상의 법인,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에는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가 의무화됐습니다. 상당수 기관은 아예 빌린 주식을 계좌에 먼저 입고한 뒤에만 주문을 내는 방식(사전입고)을 택했습니다.

⑤ 공매도 과열종목 — 하루 금지

공매도가 비정상적으로 몰린 종목은 장 종료 후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고, 지정일 하루 동안 정규시장과 시간외시장에서 공매도가 금지됩니다. 금지일 당일 주가가 -5% 이상 더 떨어지면 금지 기간이 연장됩니다.

이때도 유동성공급호가·시장조성호가, ELW·ETF·ETN의 유동성공급을 위한 헤지 목적 호가는 예외로 허용됩니다.

개인이 알아 둘 것

첫째, 내 종목의 공매도 상황은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서 종목별 공매도 거래량과 순보유잔고를, 금융감독원 시스템에서 공시 대상 투자자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공매도 잔고가 많다는 게 곧 “떨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헤지 목적(다른 포지션의 손실을 막기 위한 반대 거래)으로 잡아 둔 물량이 섞여 있고, 차익거래처럼 방향과 무관한 거래도 포함됩니다.

셋째, 되사야 할 물량은 언젠가 매수로 돌아옵니다. 빌린 주식은 반드시 갚아야 하므로, 공매도 잔고는 미래의 매수 대기 물량이기도 합니다. 주가가 급등할 때 공매도 쪽이 손실을 줄이려 서둘러 되사면서 상승이 더 가팔라지는 일도 있습니다.

넷째, 개인이 공매도를 직접 하려면 신용거래대주를 써야 하는데, 이것도 신용공여입니다. 금융투자업규정은 신용거래대주에 대해 시가상당액의 105% 이상 담보를 징구하도록 정하고 있고, 담보가 모자라면 반대매매가 들어옵니다. 방향이 반대일 뿐 강제 청산 위험은 똑같습니다.

안전장치 지도 안에서의 위치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VI가 “시장을 잠깐 멈추는” 장치라면, 공매도 규제는 특정 주문 방식에 조건을 거는 장치입니다. 멈추는 게 아니라 조건을 붙이는 쪽입니다.

전체 지도는 주식시장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들에 있습니다.

정리

  •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나중에 되사서 갚는 거래입니다. 산 사람은 정상적으로 주식을 받습니다.
  • 우리나라는 차입공매도만 허용하고 무차입공매도는 금지합니다. 신용거래대주로 판 것도 공매도입니다.
  • 2026년 9월 현재 공매도는 재개된 상태입니다 (2025년 3월 31일 전면 재개, 이후 금융위원회의 새 금지 조치 없음).
  • 브레이크는 다섯 개 — 업틱룰 · 상환기간 90일(최장 12개월) · 잔고 보고·공시 · NSDS와 방지조치 · 과열종목 하루 금지.
  • 공시 기준은 0.5%가 아니라 2024년 12월 1일부터 보고 기준과 같은 수준으로 강화됐습니다.
  • 공매도는 손실에 한계가 없는 거래입니다. 개인이 대주로 참여할 때도 담보 부족이면 강제 청산됩니다.

참고 자료

이 글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공식 자료와 한국거래소 업무규정을 바탕으로 정리한 교육용 글이며, 공매도 거래나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공매도는 제도 변경이 잦은 영역입니다. 본문의 시행 상태는 2026년 9월 8일 기준이며, 금지·재개 여부와 세부 기준은 금융위원회 결정으로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 반드시 금융위원회 보도자료로 최신 상태를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8일)